따돌림은 신체적 폭력과 달리 눈에 보이는 외상이 남지 않는 경우가 많지 않고, 은밀하게 진행되어 가해 사실을 객관적으로 입증하기 어려운 유형의 학교폭력입니다. 가해 학생 측에서는 “친하게 지내지 않았을 뿐”이라거나, “장난이다”라고 주장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하에서는 법률적 근거를 바탕으로 따돌림 피해를 객관적으로 입증하고 적절한 조치를 구하기 위한 실무 대응 지침을 제시합니다.
1. 법률적 근거 및 성립 요건
학교폭력예방법 제2조 제1호는 따돌림을 학교폭력의 한 유형으로 규정하고 있으며, 같은 조 제1호의2는 따돌림을 "학교 내외에서 2명 이상의 학생들이 특정 학생을 대상으로 지속적이거나 반복적으로 신체적 또는 정신적 침해를 가하여 상대방이 고통을 느끼도록 하는 일체의 행위"로 정의하고 있습니다.
주요 성립 요건은 다음과 같습니다. 첫째, 2명 이상의 학생이 가해행위를 하였어야 합니다(집단성). 둘째, 일회적이 아닌 지속·반복된 행위여야 합니다(지속성·반복성). 셋째, 피해학생이 정신적·신체적 고통을 느꼈다면 가해자의 주관적 의도와 무관하게 성립할 수 있습니다(피해 발생).
2. 증거 수집 지침
가. 디지털 정황 증거 확보
단체 대화방에서 피해학생의 메시지를 집단적으로 무시하는 행위가 반복된 화면이나 피해학생을 제외한 별도 대화방을 만들어 피해학생에 대한 험담 등을 주고 받았다면 그 대화 내용을 캡처하여야 합니다. SNS상 단체 사진이나 게시글에 피해학생을 의도적으로 제외하거나 피해학생을 겨냥한 암묵적 문구(초성 욕설, 은어, 조롱 섞인 밈 등)가 있는 경우에도 바로 확보하여야 합니다. 캡처 시 대화방 명칭, 참여 인원수, 날짜와 시간이 함께 표시되도록 하고, 대화방 원본 파일도 백업하여 보존하여야 합니다.
나. 피해 기록 일지 작성
가해 행위를 그날그날 육하원칙에 따라 상세히 기록한 피해 일지를 작성할 필요가 있습니다. 사건 발생 직후 작성된 구체적이고 일관된 기록은 심의위원회 심의와 소송에서 증거자료로 활용될 수 있습니다.
- 작성 예시: “202X년 X월 X일 점심시간, OO이와 XX이가 급식실 테이블에 앉으려 하기에 내가 다가가자, 내가 앉지 못하도록 의자에 가방을 올려두며 ‘여기 임자 있어’라고 거짓말을 함. 결국 다른 아이들의 눈총을 받으며 혼자 구석에서 밥을 먹음.”
다. 주변인 진술 확보
학급 내에서 가해 무리에 동조하지 않는 우호적인 동급생이 있다면, 평소 목격한 사실에 대한 진술서나 대화 녹취를 확보하는 것이 좋습니다. 교사로부터 학급 내 소외 분위기에 관한 의견을 문자메시지, 이메일, 혹은 유선 통화 녹음 등의 형태로 확보해 두는 것도 도움이 됩니다.
라. 정신건강의학과 진단서 확보
따돌림으로 인한 스트레스, 불안, 우울 증세가 있다면 정신건강의학과 진료를 받고 진단서를 발급받을 필요가 있습니다. 진료 시 따돌림으로 인한 피해임을 의사에게 충분히 설명하여 학교폭력과의 관련성이 진단서나 소견서에 반영될 수 있도록 하면 추후 피해 정도를 입증하는데 도움이 됩니다.
3. 학교 및 교육청 단계 대응 지침
가. 신고서 작성
신고서에 단순히 "따돌림을 당했다"와 같이 추상적으로 기재하기보다, 집단적 배제·의도적 소외·심리적 고립을 유발하는 구체적 행위가 있었음을 사실관계 중심으로 기술하여야 합니다. 학생들 사이 일상적으로 발생할 수 있는 관계 갈등이나 불화, 교우 관계 친밀도의 차이가 아니라 의도적이고 반복적인 배제 행위가 있었음을 구체적으로 주장할 필요가 있습니다.
나. 긴급조치 요청
심의위원회 개최 전이라도 피해학생의 보호를 위하여 학교폭력예방법 제16조에 따른 피해학생 보호조치(심리상담, 일시보호 등)와 제17조에 따른 가해학생에 대한 긴급조치를 학교장에게 요청할 수 있습니다.
다. 심의위원회 심의 대비
심의위원회는 행위의 심각성, 지속성, 고의성, 가해학생의 반성 정도, 화해 정도를 고려하여 조치를 결정합니다. 따라서 각 항목에 맞추어 아래와 같은 주장을 담은 서면을 제출하는 것이 효과적입니다.
심의 기준
주장 방향
심각성
가해 행위 내용과 그로 인한 정신적 고통 발생, 피해 학생의 학교생활에 미친 영향을 구체적으로 서술합니다.
지속성
일회성 갈등이 아닌 수개월간 지속·반복된 집단적 배제임을 드러날 수 있도록 사실관계를 시간순서와 행위 유형에 따라 정리하여 기술합니다.
고의성
실수나 우연이 아닌 의도적 배제 행위였음을 대화 내역 등으로 뒷받침합니다.
반성 정도
신고된 이후 가해학생들이 보인 태도, 사과 등 피해 회복을 위한 노력 유무 등을 구체적으로 서술하여 반성 정도에 반영될 수 있도록 합니다.
화해 정도
가해학생 측의 사과나 화해 노력이 있었는지 있었다면 이를 수용할 수 있는지, 추후 화해 가능성이 있는지 등을 기술합니다.
- 사법적 대응 지침
가. 형사적 대응
따돌림 과정에서 단체 대화방이나 SNS에서 피해학생에 대한 허위사실 유포나 모욕적 표현이 있었다면 명예훼손죄(형법 제307조) 또는 모욕죄(형법 제311조), 정보통신망법 제70조 위반으로 고소할 수 있습니다. 집단의 위력으로 의사에 반하는 행동을 강제한 경우 강요죄(형법 제324조), 해악을 고지하여 공포심을 유발한 경우 협박죄(형법 제283조)를 적용할 수 있습니다. 가해학생의 연령에 따라 형사처벌 또는 소년보호처분 절차가 진행됩니다.
나. 민사상 손해배상 청구
가해학생에게 책임능력이 인정되는 경우(일반적으로 13-14세 기준) 가해학생을 상대로 민법 제750조에 기하여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있습니다. 또한, 가해학생의 보호자에 대하여도 민법 제750조 또는 민법 제755조에 따른 감독의무자 책임을 근거로 손해배상으로 치료비, 향후 예상 치료비, 정신적 고통에 대한 위자료를 청구할 수 있습니다.
- 실무 조언
따돌림 사건에서는 개별 행위들을 전체적인 맥락에서 연결하여 의도적이고 반복적인 배제 행위가 있었음을 입증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가해학생들은 개별 행위를 분리하여 각각의 행위가 경미하다고 주장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법률 전문가의 조력을 받아 수집된 증거를 체계적으로 정리하고 제출하는 것이 효과적인 대응 방법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