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폭력예방법’ 제2조 제1호는 학교폭력의 행위 유형을 예시적으로 열거하고 있으며, 교육부 학교폭력 사안처리 가이드북 등 실무에서는 다시 학교폭력을 신체폭력, 언어폭력, 금품갈취, 강요, 따돌림, 성폭력, 사이버폭력의 7가지 유형으로 분류하고 있습니다. 아래에서는 각 유형별 판단 기준과 구체적 사례, 그리고 학생과 보호자가 알아야 할 대응 방안을 제시합니다.
1. 신체폭력
가. 성립 요건
- 폭행(형법 제260조), 상해(형법 제257조), 감금(형법 제276조), 약취·유인(형법 제287조), 이와 유사하거나 동질의 행위
- 성립 요건: 단순히 신체에 물리적인 고통을 주거나 상해를 입히는 행위에 국한되지 않습니다. 특정 공간에 감금하거나 신체적 자유를 구속하는 행위 역시 신체폭력에 포함됩니다. 객관적으로 피해자의 의사에 반하는 물리적 접촉이 있었다면, 설령 상해가 발생하지 않았더라도 폭행으로서 학교폭력에 해당합니다.
나. 주요 사례
- 장난이라며 피해 학생의 목을 조르거나 뺨을 때리는 행위
- 체육 시간이나 쉬는 시간에 특정 학생을 밀치거나 발을 걸어 넘어뜨리는 행위
- 교실 문을 잠그고 피해 학생을 밖으로 나가지 못하게 막아서는 행위
- 동급생을 빈 교실이나 화장실 사물함 뒤편에 가두고 밖에서 문을 막아 감금하는 행위
- “돈을 줄 테니 따라오라”고 거짓말하여 후미진 골목길이나 노래방 등으로 데려가 가둔 행위
- 방과 후 피해 학생을 강제로 차량이나 오토바이에 태워 원치 않는 장소로 이동하는 행위
다. 대응 지침 (증거 확보 및 조치)
- 진단서 등 상해를 증명할 자료 확보
상처가 생겼다면 지체 없이 병원을 방문하여 상해진단서를 발급받을 필요가 있습니다. 이때 의사에게 학교폭력으로 인한 부상임을 설명하고, 상해 원인인 학교폭력 피해 사실이 가능한 한 구체적으로 기재되도록 요청하면 추후 피해 사실을 입증하는 데 도움이 됩니다. - 신체 상흔 채증
상처 부위는 발생 당일부터 시간 경과에 따른 변화(멍의 색깔 변화 등)를 날짜와 시간이 표시되도록 다각도에서 촬영해 두면, 추후 피해 사실을 입증하는 데 도움이 됩니다. - CCTV 영상 확보
학교 내 CCTV 보존 기간은 보통 30일 내외로 길지 않습니다. 사건을 인지하는 즉시 학교 측에 해당 영상을 확인하여 보존해 줄 것을 요청하거나, ‘공공기관의 정보공개에 관한 법률’에 따라 CCTV 영상에 대한 정보공개청구를 하여 이를 확보할 필요가 있습니다.
2. 언어폭력
가. 성립 요건
- 모욕(형법 제311조), 명예훼손(제307조), 협박(제283조), 이와 유사하거나 동질의 행위
- 성립 요건: 여러 사람 앞에서 구체적 사실(진실, 거짓 여부 무관)을 적시하여 피해학생에 대한 사회적 평가를 떨어뜨리는 행위(명예훼손), 욕설이나 비하와 같이 피해학생을 경멸하는 발언을 하는 행위(모욕), 혹은 해악을 고지하여 공포심을 유발하는 행위(협박)가 모두 포함됩니다.
나. 주요 사례
- 교실 내에서 동급생들이 듣는 가운데 “저 멍청한 놈이랑 놀지 마라”라며 소리치는 행위
- 피해 학생의 부모나 가정환경을 비하하는 발언을 지속적으로 일삼는 행위
- “선생님이나 부모님에게 말하면 가만두지 않겠다”고 위협하는 행위
다. 대응 지침 (증거 확보 및 조치)
- 대화 녹음 파일 확보
통신비밀보호법상 자신이 참여한 대화를 녹음한 것은 증거로 활용할 수 있습니다. 가해 학생이 폭언이나 협박을 가하는 상황이라면, 즉시 휴대폰 녹음 기능 등을 활용하여 대화 내용을 기록해서 피해 사실을 증명하는 자료를 남길 필요가 있습니다. 녹음 파일은 날짜와 시간을 확인할 수 있도록 원본 그대로 보존하여야 하며, 임의로 편집하면 증거로서의 신빙성이 훼손될 수 있습니다. - 목격자 진술서(사실확인서) 확보
현장을 목격한 주변 동급생들의 진술은 유력한 증거가 될 수 있습니다. 목격 학생 등의 동의를 얻어 당시의 일시, 장소, 구체적인 발언 내용이 담긴 사실확인서를 작성하고 서명을 받아 둔다면, 추후 피해 사실을 입증하는 데 도움이 됩니다..
3. 금품갈취
가. 성립 요건
- 공갈(형법 제350조), 이와 유사하거나 동질의 행위
- 성립 요건: 폭행이나 협박을 수단으로 피해 학생의 재물이나 재산상 이익을 빼앗는 행위입니다. 명시적인 폭행·협박 없이 묵시적인 압박만으로 금품을 요구한 경우에도 학교폭력으로 인정될 수 있습니다. 돌려줄 생각 없이 물건을 강제로 빌려 가 반환하지 않는 행위(이른바 강제 대여) 역시 금품갈취로서 학교폭력이 성립할 수 있습니다.
나. 주요 사례
- “매일 5천 원씩 가져오지 않으면 때리겠다”며 정기적으로 돈을 요구하는 행위
- 피해 학생의 고가 패딩 점퍼나 스마트폰을 강제로 빌려 간 뒤 돌려주지 않는 행위
- 피해 학생의 계좌나 카드를 강제로 이용하여 게임 아이템 등을 결제하게 하는 행위
다. 대응 지침 (증거 확보 및 조치)
- 송금 및 결제 내역 확보
계좌이체 내역, 토스·카카오페이 등 간편송금 이력, 모바일 상품권 구매 및 선물 내역 등을 빠짐없이 캡처하고 저장해 둘 필요가 있습니다. - 요구 메시지와 송금 시점의 연관성 및 강제성 입증
카카오톡, 인스타그램 DM 등으로 돈이나 물건을 요구한 대화 전문을 확보해야 합니다. 가해학생의 요구 시점과 실제 송금(또는 물건 전달) 시점의 인과관계를 입증하는 것이 핵심입니다. 아울러 가해학생 측에서 "자발적으로 준 것"이라고 주장하는 경우가 많으므로, 강제성을 뒷받침할 수 있는 자료, 예컨대 두려움이나 압박감을 표현한 피해학생의 메시지, 목격자 진술 등을 함께 확보하여야 합니다.
4. 강요 및 심부름
가. 법적 근거 및 성립 요건
- 강요(형법 제324조), 이와 유사하거나 동질의 행위
- 성립 요건: 폭행이나 협박으로 피해 학생에게 의무가 없는 일을 억지로 시키거나 권리행사를 방해하는 범죄입니다. 학교 현장에서 흔히 발생하는 이른바 ‘셔틀’ 행위가 이에 해당합니다.
나. 주요 사례
- 매점 빵 심부름을 시키며 거스름돈을 주지 않거나 피해 학생의 돈을 쓰게 하는 행위 (빵셔틀)
- 가해 학생의 숙제나 수행평가 과제를 강제로 대신하게 하는 행위
- 체육 시간 등에 억지로 특정 행동(바보 같은 행동, 자해 행위 모사 등)을 강요하는 행위
다. 변호사의 대응 지침 (증거 확보 및 조치)
- 강요의 반복성 및 지속성 입증
“지금 당장 사 와라”, “안 해오면 어떻게 되는지 알지?” 등 의무 없는 일을 강제하는 메시지를 일자별로 꼼꼼히 정리하여 반복성을 입증해야 합니다. - 대리 작성 등 물리적 증거 보존
가해 학생의 숙제나 수행평가를 대신해 준 경우, 해당 파일의 메타데이터(최초 작성자 계정 명의, 수정 시간 등)를 확보하여 기술적 증거로 삼아야 합니다.
5. 따돌림
가. 성립 요건
- 따돌림(학교폭력예방법 제2조 제1호의2)
- 성립 요건: 학교 내외에서 2명 이상의 학생들이 특정 학생을 대상으로 지속적·반복적으로 신체적 또는 정신적 공격을 가하여 고통을 느끼게 하는 일체의 행위입니다. 직접적인 폭력이나 폭언이 없더라도, 집단적으로 소외시키는 배제 행위 자체로 성립할 수 있습니다.
나. 주요 사례
- 학급 내에서 특정 학생을 겨냥하여 “쟤랑 짝꿍 하면 똥 묻는다”며 의도적으로 피하는 행위
- 급식 시간에 특정 학생이 자리에 앉지 못하도록 단체로 자리를 막아서는 행위
- 피해 학생에 대한 허위 소문을 유포하여 다른 학우들이 교우관계를 단절하도록 유도하는 행위
다. 대응 지침 (증거 확보 및 조치)
- 목격 확인서 확보
따돌림은 겉으로 명확하게 드러나지 않는 경우가 많고, 일반적인 갈등과 구별하기 어려운 특성이 있습니다. 따라서 어떠한 행위가 있었으며 왜 피해학생을 괴롭히는 행위에 해당하는지를 객관적으로 입증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목격 학생들이 전체 경과를 목격하지 못하였더라도, 개별 행위를 목격한 학생들의 진술을 종합하여 피해학생을 따돌리는 행위가 지속·반복되었음을 입증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으므로, 가능한 많은 목격학생의 확인서를 확보해 둘 필요가 있습니다. - 학내 상담 기록, 정신과적 소견서 등
따돌림은 신체적 상흔이 남지 않는 경우가 대부분이므로 정신적 피해의 입증이 특히 중요합니다. 피해학생이 교내 상담교사나 보건교사에게 고통을 호소한 기록, 정신건강의학과 소견서, 임상심리평가 결과 등은 피해학생이 겪은 정신적 고통을 객관적으로 뒷받침하는 유력한 자료가 될 수 있습니다.
6. 성폭력 (Sexual Violence)
가. 성립 요건
- 강제추행(형법 제298조), 강간(형법 제297조), 아동·청소년대상 성범죄(아동·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 제2조 제2호) 등, 이와 유사하거나 동질의 행위
- 성립 요건: 상대방의 의사에 반하여 성적 수치심이나 혐오감을 일으키는 신체 접촉, 발언, 촬영 등의 행위가 성폭력 유형의 학교폭력으로 인정될 수 있으며, 미성년자 간의 사건이라 할지라도 사안이 중대한 경우 형사처벌 대상이 될 수 있습니다.
나. 주요 사례
- 장난이라고 하면서 바지를 벗기거나 가슴 등 특정 신체 부위를 만지는 행위
- 단톡방이나 교실에서 특정 학생을 대상으로 성적인 비하 발언이나 음담패설을 하는 행위
- 탈의실이나 화장실 등에서 동의 없이 신체를 촬영하는 행위
다. 대응 지침 (증거 확보 및 조치)
- 즉각적인 수사기관 신고
사안이 중대하여 범죄에 해당한다고 볼 수 있는 성폭력 사건은 사안이 2차 피해 방지와 증거인멸 방지를 위해 학교폭력 신고와 별도로, 즉시 경찰에 신고하고 해바라기센터 등 전문 지원기관에 도움을 요청할 필요가 있습니다. 전문기관을 통한 증거 채취와 진술 확보가 이루어질 수 있도록 초기 대응에 신중을 기하여야 합니다. - 디지털 성범죄 기기 및 데이터 보존
불법 촬영물이나 유포된 대화방의 캡처본을 확보하되, 피해 학생이 당황하여 해당 파일을 임의로 삭제하지 않도록 주의해야 합니다. 가해자 기기에 대한 디지털 포렌식이 원활히 진행될 수 있도록 원본 상태를 보존하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아울러 촬영물이 온라인상에 유포되었다면 디지털성범죄피해자지원센터에 삭제 지원을 요청할 수 있습니다.
7. 사이버폭력
가. 성립 요건
- 학교폭력예방법 제2조 제1호의3
- 성립 요건: 정보통신망(SNS, 메신저, 온라인 게임 등)을 이용하여 특정 학생을 따돌리거나, 딥페이크 영상을 제작·반포하는 행위, 그 밖에 정보통신망을 통하여 신체·정신 또는 재산상의 피해를 수반하는 행위가 이에 해당합니다.
나. 주요 사례
- 단체 카카오톡방에 피해 학생을 초대해 집단으로 욕설하는 행위 (카톡감옥, 떼카)
- 피해 학생을 제외한 단톡방을 만들어 피해 학생의 사진을 올리고 조롱하는 행위 (뒷담화방)
- SNS(페이스북, 인스타그램 등)에 저격 글을 게시하여 불특정 다수에게 피해 학생을 비방하는 행위
- 피해학생의 얼굴을 성적인 사진이나 영상에 합성한 딥페이크 합성물을 만들어 공유하는 행위
다. 대응 지침 (증거 확보 및 조치)
- **대화방 전체 내용 확보 **
일부 메시지만 단편적으로 캡처하면 가해학생 측에서 '장난이었다'거나 '피해자가 유도했다'고 대응할 수 있습니다. 대화의 맥락을 파악할 수 있도록 최초 대화 시점부터 끝까지 전체 흐름을 캡처하고, 웹 주소(URL)가 있다면 함께 확보하십시오. - 가해자 계정 정보 특정 및 단톡방 유지
가해자가 부계정이나 가명 계정을 사용하는 경우, 해당 프로필 화면과 고유 ID를 캡처해 두어야 수사기관의 압수수색을 통한 신원 특정이 가능합니다. 또한, 증거 확보 전까지는 해당 단톡방에서 퇴장하지 않는 것이 중요합니다.
종합 행정·사법적 대응 프로세스
학교폭력 피해를 입었을 때 학부모가 밟아야 할 법적 절차는 크게 세 가지 축으로 진행됩니다.
- 심의위원회 단계
앞서 확보한 유형별 증거를 바탕으로 '피해 학생 및 보호자 의견서'를 작성·제출할 필요가 있습니다. 가해 행위의 심각성, 지속성, 고의성, 반성 정도, 화해 가능성 등을 객관적 자료로 뒷밤침하여, 실효성 있는 조치가 이루어질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주장하여야 합니다. - 형사 고소 단계
만 14세 이상의 가해 학생은 형사 처벌 대상이 되며, 만 10세 이상 14세 미만의 촉법소년이라 하더라도 소년법상 소년보호처분 대상이 됩니다. 수집한 구체적 증거(상해진단서, 녹취록, 화면 캡쳐 등)를 첨부하여 관할 경찰서에 고소장을 접수합니다. - 민사상 손해배상 청구 단계
가해 학생과 그 보호자를 공동피고로 하여 정신건강의학과 치료를 포함한 치료비와 향후 치료비, 그리고 정신적 고통에 대한 위자료를 청구하는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제기합니다. 이는 가해자 측에 실질적인 경제적 책임을 물을 수 있는 법적 수단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