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영상·녹취, 위법성 논란 없는 확보
학교폭력 심의나 이후 진행될 수 있는 민·형사 절차에서, 사진·동영상·녹음 파일과 같은 멀티미디어 자료는 사실관계를 뒷받침하는 유용한 자료가 될 수 있습니다. 다만 수집 과정에서 법적 한계를 넘어서면 그 자료가 증거로 사용되지 못할 뿐 아니라, 오히려 수집한 사람이 형사상·민사상 책임을 질 수 있으므로 주의가 필요합니다.
위법성 논란 없이 멀티미디어 자료를 수집·보존하는 방법을 확인해 봅니다.
- 음성 녹음(녹취)
가. 법률적 근거와 한계
「통신비밀보호법」제3조는 공개되지 아니한 타인 간의 대화를 녹음하거나 전자장치로 청취하는 것을 금지하고 있고, 이를 위반한 녹음은 재판이나 징계절차에서 증거로 사용할 수 없으며(제4조), 같은 법 제16조에 따라 1년 이상 10년 이하의 징역과 5년 이하의 자격정지에 처해질 수 있습니다.
대법원은 대화의 당사자 중 한 사람이 상대방과의 대화를 녹음하는 것은 '타인 간의 대화'를 녹음하는 것이 아니므로 통신비밀보호법 위반이 아니라고 봅니다(대법원 2014. 5. 16. 선고 2013도16404 판결 등). 즉 대화에 직접 참여하고 있다면, 상대방의 동의 없이 녹음하더라도 형사처벌 대상이 되지 않습니다.
나. 실천 지침
본인이 직접 참여한 대화의 녹음
피해학생이 가해학생으로부터 폭행·협박·폭언을 당하는 현장에서, 자신의 스마트폰 등으로 그 대화를 직접 녹음하는 것은 통신비밀보호법 위반으로 보기 어렵습니다. 상대방의 동의가 없더라도 심의위원회나 법원에 증거로 제출할 수 있습니다.
다만 대화에 전혀 참여하지 않은 제3자가 몰래 녹음 버튼만 눌러 놓고 자리를 벗어나는 방식은, 앞서 살펴본 것처럼 타인 간 대화의 녹음으로 통신비밀보호법 위반에 해당할 수 있으므로 피해야 합니다.
자녀의 소지품에 녹음기를 숨겨 두는 방식에 대한 유의
자녀가 없는 자리, 즉 자녀가 대화에 참여하지 않는 상황(예: 교사들끼리의 대화, 자녀가 자리를 비운 사이 다른 학생들끼리의 대화)까지 몰래 녹음하게 되는 방식은 통신비밀보호법 위반이 될 수 있으므로 주의가 필요합니다. 그보다는 자녀가 실제로 그 대화에 참여하고 있는 상황에서 스스로 녹음 기능을 켜도록 안내하는 방식이 안전합니다.
전화 통화 녹음
가해 학생 본인이나 그 보호자와 통화할 때, 통화 당사자인 본인이 녹음하는 것은 위법하다고 보기 어렵습니다. 통화 시작부터 종료까지 편집 없이 원본 그대로 보관해 두는 것이 좋습니다.
녹취록(속기록) 활용
녹음 파일과 함께, 필요하다면 속기사를 통해 작성한 녹취록을 함께 준비해 두면 내용 확인의 편의성과 신뢰도를 높이는 데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다만 녹취록을 제출한다고 해서 그 자체로 증거가치가 자동으로 인정되는 것은 아니며, 원본 음성 파일도 함께 보존해 두는 것이 중요합니다.
- 사진 및 영상 증거
가. 실천 지침
상해 부위 및 피해 현장 사진
신체적 폭행이 있었다면 상해 부위를 다각도로 촬영해 두는 것이 좋습니다. 날짜·시간이 자동으로 표시되는 카메라 기능을 활용하면 촬영 시점을 확인하는 데 도움이 됩니다. 파손된 물품이 있다면 함께 촬영하고, 구매 영수증이나 수리 견적서도 보관해 두면 참고가 됩니다.
사설 CCTV·블랙박스 영상
학교 밖에서 사건이 발생했다면 관리 주체에 CCTV 열람·보존을 요청할 수 있습니다. 다만 개인정보보호법상 타인의 얼굴이 포함된 영상은 임의로 제공받기 어려운 경우가 많으므로, 학교폭력 신고 접수 사실이나 경찰의 협조 요청을 통해 공식적으로 요청하는 것이 좋습니다. 관리자가 영상 삭제 전 제공을 거부하는 경우, 민사소송법 제375조에 따라 법원에 증거보전신청하는 방법도 검토해볼 수 있습니다. CCTV는 보관 기한(통상 2주~30일 내외)이 지나면 삭제되는 경우가 많으므로 가급적 신속히 요청해 두는 것이 좋습니다.
교내 CCTV
학교폭력전담기구(또는 담당 교사)에 서면으로 영상 보존을 요청해 볼 수 있습니다.
나. 유의 사항
사진이나 영상 자료는 주요한 입증 자료가 됩니다. 그러나 상대방의 의사에 반하거나 동의없이 이루어진 촬영이나 유포는 헌법상 보장되는 인격권·초상권을 침해하는 행위로서 민사상 불법행위에 해당할 수 있습니다. 또한 적법하게 촬영한 사진이나 영상이라도, 이를 온라인 커뮤니티나 SNS 등에 유포하는 행위는 구체적 사실관계에 따라서는 명예훼손(형법 제307조, 정보통신방법 제70조)이나 모욕(형법 제311조)으로 처벌될 수 있으므로 유의하여야 합니다.
- 사이버 폭력(SNS·메신저) 증거
카카오톡, 인스타그램 DM 등을 통한 언어폭력·따돌림·허위사실 유포는 학교폭력에 해당할 뿐 아니라 정보통신망법 위반으로 범죄에도 해당할 수 있습니다. 상대방이 계정을 탈퇴하거나 메시지를 삭제하기 전에 자료를 확보해 두는 것이 중요합니다.
특정 발언만 잘라내기보다, 대화의 흐름 전체가 보이도록 연속하여 캡처하고, 시간·요일·상대방 프로필 정보가 함께 노출되도록 합니다.
단체 채팅방이라면 참여 인원 수도 함께 확인해 두면, 이후 발언이 여러 사람에게 노출된 상황이었음을 보여주는 데 참고가 될 수 있습니다.
대화 내보내기 기능으로 원본 텍스트 파일을 추출해 두면, 캡처 이미지의 위·변조 여부가 문제 될 때 참고 자료로 활용할 수 있습니다.
- 실무 조언
수집한 자료의 공유·유포 자제: 적법하게 수집한 자료라도 이를 다른 학부모 단체 채팅방이나 온라인 커뮤니티, SNS에 올리면 그 자체로 명예훼손 등의 문제가 될 수 있습니다. 자료는 학교 전담기구, 심의위원회, 수사기관, 법원 등 공식 절차를 통해서만 제출하는 것이 안전합니다.
원본 보존: 제출용으로 편집본을 만들더라도, 최초 촬영·녹음된 원본 파일은 별도로 보관해 두는 것이 좋습니다. 편집된 파일만 제출할 경우 동일성·무결성이 문제 될 수 있습니다.
제3자로서 대화를 녹음하는 경우: 부모가 동석한 3자 대면 자리에서 대화를 녹음하고자 한다면, 앞서 설명한 법리에 따라 부모 본인이 그 대화의 실제 참여자여야 적법한 녹음으로 인정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단순히 자리에 있으면서 녹음 버튼만 눌러 두는 것보다는, 실제로 대화에 참여하고 있는 상태에서 녹음하는 것이 이러한 법리에 부합합니다.
증거 수집 방법이나 개별 상황에서의 적법성 여부는 구체적 사실관계에 따라 달라질 수 있으므로, 궁금한 점이 있다면 변호사와 상담하시는 것을 권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