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안 조사의 성격
학교폭력 사안이 접수되면 학교는 사안 조사에 착수합니다. 이 과정을 사법기관의 수사 절차와 같은 것으로 받아들여 과도하게 방어적이 되거나, 학교나 상대방에 대하여 공격적인 태도를 보이는 경우가 있습니다. 그러나 사안 조사는 그 자체로 징계나 처분이 아니라 사실확인 절차이며, 사안 조사에서 과도하게 방어적이 되거나 공격적인 태도를 취하는 것은 사안 처리에 오히려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습니다.
[법률적 본질: 학교에서 이뤄지는 사안 조사는 사실 확인 절차입니다]
학교 전담기구와 담당 교사에게는 징계·처분을 결정할 권한이 없습니다. 이들의 역할은 사안의 사실관계를 확인하여 사안조사 보고서를 작성하는 데 한정됩니다. 심의가 필요한 사안의 경우, 실제 조치는 학교의 개최요청을 받은 교육지원청 심의위원회에서 심의를 거쳐 결정됩니다.
따라서 사안 조사 단계에서는 조사 자체를 처벌 절차로 받아들여 조사를 거부하거나 상대방이나 학교를 비난하기보다, 사안 조사 과정에서 사실관계가 정확하게 파악되는 데 중점을 두는 것이 도움됩니다.
2. 구체적인 대응
가. 조사 담당자(교원, 전담조사관)에 대한 태도
대응: 조사를 담당하는 교원이나 전담 조사관은 사안조사 보고서를 작성하는 주체입니다. 조사 과정에서 감정적으로 대응하거나 공격적인 모습을 보이는 것은 조사에 비협조적인 태도로 비춰질 수 있습니다.심의위원회는 가해학생에 대한 조치를 결정할 때 사안의 심각성·지속성·고의성과 함께 가해학생의 반성 정도, 화해 정도 등을 고려하므로(학교폭력예방법 시행령 제19조 및 관련 세부기준), 조사 단계에서의 태도가 이후 조치 수위 결정에 있어 반성 정도 판단에 참고 요소가 될 수 있습니다. 이러한 점에서 감정적·공격적으로 대응하기보다, 사실관계를 정확히 전달하는 데 집중하는 편이 더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참고 사항: 조사에 협조적으로 임할 수록 유리한 객관적 정황이나 자료에 대한 전달이 용이해집니다.
나. 진술 원칙: 사실 중심 진술
내용: 조사 과정에서 억울함이나 감정을 앞세운 진술은 사실관계 파악에 도움이 되지 않고, 오히려 진술의 신빙성을 떨어뜨리기도 합니다. 시간 순서와 육하원칙에 따라 사실 위주로 기술하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참고 사항:
피하는 것이 바람직한 서술: "그날 걔가 먼저 저를 기분 나쁘게 쳐다봐서 저도 모르게 화가 났어요."
바람직한 서술: "202X년 X월 X일 X교시 쉬는 시간, 교실 뒷문 앞에서 상대 학생이 욕설을 하였고, 이에 '하지 마라'고 말하였습니다. 물리적인 신체 접촉은 없었습니다."
이때 핵심은 증거나 상대방 진술에 맞춰 이야기를 새로 구성하는 것이 아니라, 실제 겪은 사실을 정확하고 구체적으로 기록하는 것입니다. 기억이 분명하지 않은 부분은 단정적으로 서술하지 않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아울러 심의위원회는 조치를 정할 때 사안의 심각성·지속성·고의성과 함께 반성 정도, 화해 정도 등도 함께 고려하므로(학교폭력예방법 시행령 제19조 및 관련 세부기준), 사실관계를 있는 그대로 인정하는 태도 자체가 이후 절차에서 불리하게만 작용하는 것은 아닙니다.
다. 학생 및 보호자 확인서 작성
대응: 학생 및 보호자 확인서는 조사자가 작성하는 조서(문답서)와 달리, 학생과 보호자 본인이 자필로 작성하여 제출하는 문서입니다. 한 번 작성하여 제출한 확인서는 사안조사 기록의 일부로 편철·보존되고, 폐기나 반환을 요청하더라도 받아들여지지 않습니다. 작성 내용에 잘못이 있는 경우에는 기존 확인서를 회수하는 방식이 아니라, 정정된 내용을 담은 확인서를 새로 작성하여 제출하는 방식으로 대응하는 것이 원칙입니다. 확인서는 이후 전담기구의 심의, 교육지원청 심의위원회의 심의, 나아가 행정심판·행정소송 단계에서도 근거 자료로 활용되므로, 사실과 다른 내용이 포함되지 않도록 처음부터 유의할 필요가 있습니다.
참고 사항:
당일 현장에서 확인서 작성이 어려운 경우, 기억을 정리할 시간이 필요하니 추후 서면으로 제출하겠다고 요청할 수도 있습니다.
메시지 기록, 통화 내역, 목격자 진술 등 관련 자료가 있다면 이를 함께 정리해 확인서 내용과 실제 있었던 사실이 부합하도록 작성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자료와 배치되는 진술은 이후 신빙성 판단에 불리하게 작용할 수 있습니다.
앞서 언급한 것처럼, 사실관계를 있는 그대로 인정하는 것 자체는 불리한 것이 아니며, 오히려 조치 결정 시 고려되는 반성 정도와 연결될 수 있는 부분입니다. 사실과 다르게 축소하거나 각색하여 작성하는 것은 이후 다른 증거와 배치될 경우 더 불리하게 작용할 수 있습니다.
라. 사안 조사의 한계
대응: 사안 조사는 학교폭력예방법 제11조의2 및 제14조에 근거한 사실확인 활동에 한정되며, 사법기관의 강제수사와는 성격이 다릅니다. 학교나 조사관이 이러한 범위를 벗어난 요구를 하는 경우, 이에 대한 대응 방법을 검토해볼 필요가 있습니다.
참고 사항:
학생의 휴대전화를 학생의 의사에 반하여 수거하거나 동의 없이 메신저 내용을 열람하는 행위는 헌법 제17조가 보장하는 사생활의 비밀과 자유 침해 여부가 문제될 수 있습니다. 이러한 요구에 응할 법적 의무는 없으며, 사안과 관련된 자료만 선별해 캡처본 등으로 제출하는 방법을 검토해볼 수 있습니다. 다만 관련성 있는 불리한 자료까지 임의로 배제하는 것은 신빙성 문제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도 함께 고려할 필요가 있습니다.
조사 과정에서 유도 질문이나 강압적인 분위기가 조성되는 경우, 조사 중단을 요청하거나 보호자·변호사의 동석을 요청해볼 수 있습니다. 다만 동석 자체가 법령상 보장된 권리는 아니므로, 학교나 조사관이 이를 받아들이지 않을 가능성도 있으나 공정한 사안 조사 촉구의 의사 표시로서 기록에 남을 수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습니다.
3. 변호사의 조력이 도움이 될 수 있는 부분
사안 조사 단계에서 작성되는 사안조사 보고서와 확인서는 이후 전담기구의 심의, 교육지원청 심의위원회의 심의, 나아가 행정심판·행정소송 단계에서도 중요한 근거 자료로 활용됩니다. 이 때문에 조사가 처음 시작되는 이 시점의 대응이 이후 절차 전반에 지속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습니다.
조사를 처벌의 전 단계로 오인하여 불안한 마음에 사실과 다른 진술을 하거나, 불리하다고 판단되는 자료를 인멸하려 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습니다. 앞서 살펴본 것처럼 사안 조사는 징계나 처분이 아니라 사실을 확인하는 절차이며, 사실관계를 있는 그대로 인정하는 태도 자체는 불리한 것이 아닙니다. 오히려 객관적 증거를 바탕으로 일관된 진술을 유지하는 것이, 이후 불리한 처분을 예방하고 학생의 권익을 보호하는 데 실질적으로 도움이 되는 방향입니다.
이러한 이유로, 초기 진술의 방향을 설정하거나 확인서를 작성하는 과정에서 어려움을 느끼신다면, 확인서를 작성해 제출하기 전에 변호사의 조력을 받아 법률적 검토를 거치는 것을 검토해 볼 필요가 있습니다.